김석진 빙의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[진 빙의글] 혼(婚) "하지 마세요, 이 결혼." 둘만 남게 된 작은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. 석진이 조용히 침을 삼켰다. 대체 뭘 어쩌자고 저런 말을 뱉었나 싶었지만, 한편으론 꼭 필요한 말이었다는 걸 무의식 중에 알고 있던 것 같았다. 여자는 대답이 없었다. 그저 감정 없는 얼굴로 석진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. 서로 빤히 맞는 눈. 당연히 오지랖 넘치는 말이었다. 가까운 사람이었어도 쉽게 할 수 없을 말을, 오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듣는 심정은 어땠을까. 단정하고 과묵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, 석진의 마음은 초단위로 변하고 있었다.물론 이런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제가 맡는 고객의 모든 것을 알 순 없었다. 조금 더 간단하게 말하면, 맡은 커플들이 결혼에 골인하고 저는 정산을 받으면 끝인 일이었다. 부수적인 것들은 모두 .. 더보기 이전 1 다음